강진에서 사역한지 만 2년 3개월째이다. 건물을 얻어서 나가려고 했지만, 마땅한 곳이 없어서 토지를 매입하고 조그맣게 짓기로 했다. 그런데 땅도 나온 곳이 별로 없어서 만만치가 않다. 그러던 중 2층 건물이 나와서 사려고하니, 보는 것보다 가격에서 차이가 많다. 그래도 살 수 있으면 사려고 기도하면서 건물주와 만났는데, 세금 문제로 몇 년 후에나 팔겠다고 한다. 그래서 다시 토지를 매입하러 다니는데, 땅값도 하늘을 찌른다.
“주님 어떻게 해야 합니까? 지금 예배를 드리는 곳이 좁아서, 이제는 더 넓은 곳이 필요합니다.” 그러면서 60평과 30평의 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대지 150평만 달라고 기도하고 다녔다. 그런데 땅이 나와도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보다, 큰 평수만 나온다. 마음은 원이지만 형편이 그래서, 주님께 간절히 기도할 뿐이었다. 지금 우리가 사려는 곳은 평당 100만원씩 하는 곳이다. 그렇다고 물질이 넉넉한 것도 아니다. 주님이 건축에 마음을 주셨기 때문에 계속 기도하며 알아보는 중인 것이다.
이곳은 인구나 지역적 한계가 있어서, 새로운 상가는 짓지 않는 편이다. 기존의 건물들은 오랫동안 상가나, 학원, 사무실 등으로 사용하고 있고, 필요한 곳에 땅이 여유롭게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먼 곳으로 빠져서 싼 땅을 사는 것은 문제가 될 것 같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정말 고민이 아닐 수가 없다.
마음을 졸여봐야 답이 나오질 않는다. 성도들과 기도하며 모든 것을 주님께 맡기기로 했다. 주님께 마음을 기울이고, 모든 것을 예민하게 집중하며, 주님만을 바라보기로 했다. 그리고 우리가 할 것은, 단 하나 지속적인 기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나를 해결하면 또 하나가 나오고, 그것을 풀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 주님께서는 우리의 기도를 많이 받으시기로 작정하신 것 같다.
땅을 사게 되면, 예배당을 짓기 위해 견적을 냈는데, 그 금액이 상당해서 웃고 말았다. 성도들과도 한참을 웃었다. “우리가 이렇게 부자입니다”라고 누군가가 말했다. 나도 문득 같은 감동을 받았다. 주님께서 우리를 사용하시겠다는 마음이 들면서, 지난 몇 년간을 돌아보니, 모두들 어렵다고 하는 상황에서도 예수소망교회는 창조됐고, 지금도 계속해서 하나님의 은혜가 풍성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마음을 졸이지 않기로 했다. 사역을 하면서는 내려놓는 것이 답인 것을 알기 때문이다. 물질에 매이면 사역을 하러 떠나는 것도 쉽지가 않다. 또한 상황과 환경에 매여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래서 전신갑주의 구원의 투구를 떠 올리며, 완전한 하나님의 나라를 소망하고, 이 땅에서 실망하며 절망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그러면서 전신갑주의 기도문을 만들었다. 교회에서 매 시간마다 성도들과 이렇게 기도한다. “주님으로 진리삼고, 중심을 잡겠습니다. 지금까지 나의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니, 내 마음대로 감정을 사용하지 않겠습니다. 주님과 하나가 되어, 평안을 누립니다. 악한 자의 화전을 막기 위해 생각하고 계산하지 않겠습니다. 주님의 이름을 불러 방충망을 치겠습니다. 우리는 완전한 하나님의 나라만을 소망합니다. 우리에게 감동을 주신 말씀을 성령의 검으로 사용합니다. 우리에게 주님의 말씀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님의 영광을 우리에게 보여주소서. 주님, 주변을 보소서. 그리고 필요하신 땅이 있으시면 우리에게 보여주소서. 우리가 기도하겠습니다. 정말 보고 싶습니다. 주님, 꼭! 이루소서. 우리가 그 영광을 봅니다.”
성물도 거의 준비가 됐고, 주님께서 받으실 기도를 채우기 위해 특별 기도를 하고 있는 중이다. 주의 사역은 어느 것이든 기도의 양을 채워야 함이 진리라고 본다. 성도들과 릴레이로 표를 짜고, 돌아가며 기도를 하고 있는데, 목회자가 되겠다고 하는 아이들이 우리교회에 둘이나 있고, 그 아이들이 정말 귀한 것을 경험하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 이론으로 가르쳐서는 알 수 없는 하나님의 역사를 함께 하면서, 하나하나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순종해서 시골로 내려오고, 가정에서 개척해서 성도들을 모으고, 그 집이 좁아서 땅을 사고, 예배당을 짓는 과정을 함께 하고 있는 것이다. 이 모든 상황이 이 아이들과 성도들에게 복음이 된다면, 우리는 결코 물러설 수 없다. 정녕 손해를 보라한들, 그래도 가야할 것이다.
사역은 계산하고 생각해서 하는 것이 아니다. 규모로 따지는 것도 아니다. 또한 말씀과 주의 영을 앞질러서도 안 된다. 교회에서 진행하는 모든 일들은 말씀과 영보다 낮아야 한다. 인간적인 계산으로 선한 일이나 문화적인 일을 하다가 지쳐서도 안 된다. 오직 주의 말씀과 그분의 역사하심만이 생수이며 진리이다. 그리고 늘 기도하면서 주님께 집중해야 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이곳 우리의 사역에 있어서도 모든 일이 기도보다 앞서지 않고, 먼저 주님의 뜻을 따르는 것이 원칙이 되고 있다.
처음부터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었다. 지금도 무엇인가를 하려고 애쓰지 않는다. 기도하면서 주님께서 주신 감동과 응답을 순종하려고 할 뿐이다. 그러다보니 여기까지 오게 됐다. 늦어도 불편하지 않다. 경제적으로 어려워도 불안해하거나 실망하지 않는다. 오직 나의 주님이 하시기를 기도하며 기다리기 때문이다.
주님 이곳에 교회를 지으소서. 경제적 손익관계를 떠나서 생존의 복음으로 살게 하소서. 인물을 키우게 하소서. 이 지역과 나라와 민족을 이끌 믿음의 인물을 키우게 하소서. 영성이 충만하고, 인성이 좋은 인물을 키우게 하소서. 실력을 갖춘 인물이 나오게 하소서. 몸부림치는 기도와 스랍 같은 헌신으로 열정적인 삶을 살 인물이 나오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