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은 가장 많이 연구되었으면서도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분야다’(제임스 맥그리거 번스 James Mcgregor Burns)라는 말이 있습니다. 리더십을 정의해놓은 것만 해도 5000 가지쯤 된다고 하니 어느 정도 수긍이 갑니다. 이는 리더십이 수학 공식처럼 정리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이 리더십을 이야기하고 리더십에 대한 책들이 계속 출판되고 있습니다. 나폴레옹이 그랬다지 않습니까? ‘나쁜 연대는 없다. 나쁜 연대장이 있을 뿐이다’ 리더십의 중요성을 함축한 말입니다. 모든 일의 승패는 리더에게 달렸다는 것입니다. 사실 누구나 한 번은 리더가 됩니다. 그러므로 리더십을 배워야 합니다. 그러나 배우기가 쉽지 않는 것이 리더십이기도 합니다.
오늘 본문에는 당시 시대의 리더였던 다윗의 리더십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당시 다윗은 인생에 있어 가장 치욕적이고 암울한 상황 중에 있었습니다. 이 얘기가 16장을 전후해서 기록되어 있는데 16장은 아들 압살롬의 쿠데타로 인해 측근들과 함께 급히 왕궁을 빠져나와 울며 맨발로 피난 갈 때의 얘기입니다. 그날 다윗은 왕위와 군대와 백성을 비롯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상실했습니다. 그렇게 황급히 도망가던 중에 시바라는 사람과 시므이라는 사람을 만나게 되었는데 한 사람은 호의적이었고 한 사람은 적대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들에 대한 다윗의 태도는 예상 밖이었습니다. 이를 보면서 리더의 판단이 얼마나 신중해야 하는가를 새삼 돌아보게 됩니다. 중요한 것은 분명한 원칙을 따라 리더십을 행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윗이 간사한 기회주의자 시바의 호의적인 술수에 속은 것은 사사로운 감정에 따라 처리했기 때문이며 시므이의 온갖 저주에도 관대했던 것은 신앙적으로 대응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삶의 역경과 고난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이를 하나님께서 내게 하실 말씀이 있으셔서 섭리하시는 것이라고 받아들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런 태도가 고통 중에도 큰 은혜를 경험하는 계기가 됐던 것입니다.
사실 다윗에게서 신앙을 빼고 나면 그도 그리 대단한 인물이 아닙니다. 아시다시피 대외적으로는 매우 성공한 사람이요 유능한 정치인이요 탁월한 전략가였지만 자식들 문제라면 제대로 된 판단을 못하는 유약한 아버지요, 아내에게는 성실하지 못했던 남편이요, 대인관계에서는 화도 잘 내는 감정적인 사람이요, 도덕적으로도 별로였습니다. 또 그의 욕망과 과오로 인해 얼마나 많은 백성들이 전쟁터에서 혹은 역병으로 희생되었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에 길이 남는 위대한 사람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모든 상황 가운데서도 언제나 하나님을 의식하고 시선을 하나님께 고정하고 갈망하며 살았기 때문입니다. 그의 모든 시편은 하나님을 향한 일편단심을 잘 보여줍니다.
리더십, 알고 보면 어려운 것도 힘든 것도 아닙니다. 매사에 하나님 마음에 들게 행동하면 됩니다. 그러면 긍휼로 덮어주실 것입니다. 늘 하나님을 염두에 두고 행한다면 후회할 일 없을 것입니다. 협력하여 선을 이루어주실 것입니다. 이것이 크리스천의 삶이요 크리스천 리더십의 근본입니다.
배성태목사
게시일 : 2021-05-01 08:5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