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은 데오빌로라는 그리스도인을 세우기 위해 쓴 책입니다. “이는 각하가 알고 있는 바를 더 확실하게 하려 함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기독교가 예루살렘에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예수님 탄생 이야기부터 소상히 기록했고 이 복음이 어떻게 로마에 이르게 되어 데오빌로가 믿게 되었는지를 또 사도행전을 기록하여 알려주었습니다. 누가는 그를 각하라고 불렀는데 로마제국의 왕족 가문으로 고관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하므로 데오빌로에게 복음은 제대로 전승되었고 로마제국의 각하 중의 한 사람이 예수님의 제자가 되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 한 사람을 세우기 위해 누가가 들인 공이 엄청났습니다. 당시 기록한 성경이 무려 쉰두 장이었습니다. 요즘은 인쇄술을 비롯해 저장 능력이 뛰어난 컴퓨터가 있지만 당시 그 양과 부피는 엄청났고 또 보관과 이동으로 인한 수고는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기꺼이 이 일을 했던 것입니다. 사실 지난 2000년 동안 우리 기독교가 수많은 난관을 겪으면서도 이렇게 전승되어 올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누가와 같이 헌신된 믿음의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누가는 이 믿음의 사람들을 일컬어 ‘말씀의 일꾼들’이라고 했습니다. 이들은 처음부터 이루어진 사실을 목격했던 제자들과 초대교회 성도들이었습니다. 이들이 전해준 것이 복음서를 비롯한 신약성경입니다. 그리고 이후 이들이 전하여 준 그대로 내력을 저술하려고 붓을 든 말씀의 일꾼들도 많았는데 이들이 저술한 것을 성경 사본이라고 합니다. 누가는 자신도 이 말씀의 일꾼들 가운데 하나라고 했습니다.
이 말씀의 일꾼들이 역사 속에서 행했던 일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어떤 이는 성경을 기록하거나 사본화했고 어떤 이는 말씀을 가르치는 일을 했고 어떤 이는 기독 신앙에 관한 글이나 책을 써서 기독 신앙을 변증하거나 성도들의 신앙을 견고하게 했으며 어떤 이는 교회를 세우고 복음을 전했습니다. 또 어떤 이는 복음을 위해 자신의 것을 기꺼이 내어놓고 섬겼습니다. 또 복음을 위해 온갖 박해를 받고 순교로 맞선 이도 있었습니다. 이러는 중에 기독교는 여기까지 전승되어왔습니다.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지 모릅니다.
이제 미래는 오늘 우리에게 달렸습니다. 어떻게 이 일을 감당해야 할까요? 먼저 ‘우리가 알고 있는 바를 더 확실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를 요약한 것이 사도신경입니다. 이를 매일 곱씹으면서 내가 알고 있는 바를 더 확실하게 합니다. 뿐만 아니라 성경읽기, 밤참, 아이워십, 개인경건 그리고 다양한 공동체 생활을 통한 훈련을 비롯해 신앙적 배움이 필요합니다. 구원은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로 주어지는 것이지만 주어진 믿음은 갈고 닦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런 믿음이 전승되기 위해서 누가와 같이 사람을 살리고 세우는 애씀이 있어야 합니다. 이런 점에서 누가를 보면 부끄러움이 확 밀려옵니다. 그 어떤 명예보다 귀한 것은 말씀의 일꾼이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원하시는 사람, 그는 바로 말씀의 일꾼입니다. 그가 그리스도의 참 일꾼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단단히 마음먹도록 합시다. 그래서 ‘그는 말씀의 일꾼이었다’고 불리고 기억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습니다.
배성태목사